2011년 부활절은
‘회개·자성·절제’로 더욱 뜻깊게…
NCCK·한기총 연합예배
올해 부활절에는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드려지는 대형 야외예배를 볼 수 없게 됐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3일 오후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음 달 24일 오전 5시 서울 여의도동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리겠다고 발표했다.
부활절 연합예배 준비위원장인 NCCK 측 전병금(강남교회) 목사와 한기총 측 이용호(영천교회) 목사는 이날 "올해 부활절 연합예배는 기존의 규모 지향적 행사를 탈피해 '회개와 자성, 절제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에 초점을 맞춰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예배 주제는 '부활, 새로운 시작'이다. 준비위원회가 배포한 주제 해설서에는 한국교회의 현실에 대한 농도 짙은 자책과 비판이 들어 있다. "기독교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본연의 정신에서 떠나 세속 가치관에 물들어 버렸다. 섬김을 위한 자기 비움은 보이지 않고 권력에 대한 과도한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 맘몬이 신앙을 대신하고, 물질이 소망을 대신하며, 규모가 사랑을 대신한다. 지금 기독교는 권력집단으로 전락했으며, 교권투쟁을 위한 수라장이 되었고, 성장만능이라는 약물에 취해 있다."
준비위원회는 "이러한 암울한 현실 앞에서 기독교의 쇄신이 절실하게 요청된다"면서 "새로운 시작은 오직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루어진다"고 주제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준비위원회는 예배 규모를 축소하는 대신 사순절 기간 동안 전체 한국 교회가 같은 제목으로 기도를 드리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NCCK(kncc.or.kr)와 한기총(cck.or.kr), 각 교단과 교회 홈페이지 등을 통해 '2011년 한국교회 사순절 일곱 주간 기도제목' 문서를 배포한다.
이에 따르면 전체 제목이자 첫째 주(3월9∼12일) 기도 제목은 '그대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가리라'이며 둘째 주(13∼19일)는 '우리를 용서하소서', 셋째 주(20∼26일)는 '우리를 구원하소서', 넷째 주(27∼4월2일)는 '평화를 구합니다', 다섯째 주(3∼9일)는 '그리스도인이 맺는 열매-절제와 경건'이다. 여섯째 주(10∼16일)는 '그리스도인이 맺는 열매-희망으로 나누는 빵', 고난주간(17∼23일)은 '앞장 서 가시는 주님'이다. 문서에는 각 제목 해설과 묵상할 성경 본문이 수록돼 있다.
준비위원회는 "연합예배의 설교 및 순서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양측이 정한 순서에 따라 올해 순서자는 한기총이 추천할 차례다.
한편 이번 연합예배 축소는 두 기관 내부의 문제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으로 분석된다. 준비위원회는 "지난달 1일부터 두 기관 대표들이 모여 논의해 왔다"고 밝혔으나 한기총은 새로운 대표회장 체제에 대한 정당성 논란, NCCK는 총무를 비롯한 위원장 전원 교체시기와 각각 맞물려 충분한 시간을 두고 준비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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